일기는 일기장에/영화와 드라마

A house of dynamite (하우스 오브 다이너마이트)

ashosho 2025. 11. 13. 00:52

화약고 같은 세계, 그 위태로운 18분.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오늘은 넷플릭스에서 <하우스 오브 다이너마이트>를 보았습니다.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이 <디트로이트> 이후 8년 만에 내놓은 신작 <A House of Dynamite>는 출처 불명의 핵미사일이 미국을 향해 발사되면서 18분이라는 촉박한 시간 내에 벌어지는 정부의 대응을 다룹니다.

 

비글로우 감독은 그녀 특유의 연출 방식을 통해 같은 18분 남짓한 순간을 세 번 반복해 보여줍니다.

각 챕터는 백악관 상황실, 전략사령부, 대통령이라는 서로 다른 시점을 따라가며

위기 상황에서의 절차와 인간의 모습을 세밀하게 묘사합니다.

이는 <허트로커>와 <제로 다크 서티>에서 보여줬던 그녀의 '프로세스에 대한 집착'이 더욱 극단화된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허트로커>가 폭탄 해체라는 개인의 루틴을, <제로 다크 서티>가 오사마 빈 라덴 추적이라는 국가적 임무의 과정을 보여줬다면,

이번 작품은 핵 공격이라는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관찰합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 중 누구도 서사를 이끌어가며 문제를 해결하지 않습니다. 

긴박한 상황 속에서 프로토콜에 따라 대응할 뿐이며

불확실한 정보 앞에서 확률적, 전술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고뇌할 뿐입니다.



같은 장면을 시점에 따라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라쇼몽식의 전개 방식은 보통

인물의 시점이나 기억에 따라 차이를 보여주며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는데 반해

이 영화는 단순히 하나의 상황을 각기 다른 장소에서 보여줄 뿐입니다.

비글로우의 전작들의 만족감에서 비롯된 새 작품의 기대감과

호들갑을 떨지 않으면서도 긴장감을 유지하는 감독의 특기로 인해 

보는 동안 지루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는 "굳이 왜 반복해서 보여줬나..."라는 생각이 들긴 하더군요.

무지한 제가 파악하지 못한 감독의 깊은 뜻이 있겠죠.

 

이 순간만큼은 대통령 때려치우고 싶을듯요.

 

 

바로 눈 앞에 위기가 다가왔지만

(참고로 영화에선 미사일의 실체를 보여주지 않습니다. 레이더에 표시될 뿐입니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그 사실조차 모르고 있고,

정부는 이 사실을 알고도 막지 못했습니다.

충돌 예상 시간 직전에 영화는 끝났고 결국 미사일이 어떻게 되었는지 그 어떤 암시도 없습니다.

영화가 그리는 상황이 우리가 처한 상황과 정말 같은 걸까요?

 

 



 

 

 

 

A HOUSE OF DYNAMITE | Rotten Tomatoes

Discover reviews, ratings, and trailers for A HOUSE OF DYNAMITE on Rotten Tomatoes. Stay updated with critic and audience scores today!

www.rottentomatoes.com